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느님'까지 소환하며 석유회사들을 맹비난했다.
미주 정상회의에 참석을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에서 "모두가 엑손(모빌)의 이윤을 알도록 할 것이다. 엑손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미국 대통령이 하느님과 비교해가며 대표적인 석유회사인 엑손이 돈만 챙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30억달러(29조 4400억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그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석유회사들은 9000건의 시추 허가를 확보하고 있지만, 시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석유를 생산하지 않아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다, 조세를 피하려고 시장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되사기 때문에 생산에 나서지 않는다. 엑손은 투자를 시작해야 하며,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대노한 것은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는 물가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8.3%)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은 물론이고, 지난 3월(8.5%)을 넘어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잡기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식량 가격이 오르면 이는 또 다른 문제"라며 "그러나 우리는 식량과 에너지에 있어 푸틴의 세금 같은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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