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두 아이 엄마에서 IS 고위직으로 변한 美여성

2012년부터 벵가지 테러 지원 등 10년 동안 IS 활동
미국 본토 대한 공격 계획했으나 무산돼
IS 최고 여성 지도자 미국서 기소된 첫 사례…최대 20년형 예상

↑ IS 활동 혐의 앨리슨 플루크-에크렌 / 사진=연합뉴스

평범한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으나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져 이슬람국가(IS)에서 여성들을 훈련한 고위급 테러리스트로 변한 40대 미국 여성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처지가 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시리아에서 여성과 아동들에게 군사 훈련을 시킨 혐의로 북버지니아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앨리슨 플루크-에크렌(42)의 사연을 현지 시각으로 어제(7일) 보도했습니다.

플루크-에크렌은 이날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며 2012년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포함해 4명의 미국인을 숨지게 한 벵가지 테러 등 자신이 한 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진술했습니다.

검찰 조사와 지인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플루크-에크렌은 10대 시절 두 아이를 출산한 후 결혼에 실패했고, 이후 캔자스 대학을 다니던 터키 출신 유학생인 볼칸 에크렌을 만났습니다. 캔자스 이슬람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플루크-에크렌은 볼칸 에크렌과 결혼해 5명의 아이를 낳았고 2008년에 이집트 카이로로 이주했습니다.

편안한 삶을 이어가던 이들의 생활은 2011년 리비아로 이주한 뒤부터 급격하게 변화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2012년 테러 조직인 안사르 알샤리아에 벵가지 테러 작전을 위한 정보를 정리해주며 해당 조직의 활동을 도왔습니다.

벵가지 사태 이후 남편은 시리아에서 IS 저격수를 훈련하는 일을 했고, 플루크-에크렌은 2015년부터 이라크 모술에서 전투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관리했습니다.

플루크-에크렌은 남편이 공습으로 사망하자 방글라데시 출신의 IS 테러리스트와 재혼했습니다. 그리고 이 남성이 숨지자 또 다른 IS 테러리스트와 혼인하는 등 2019년까지 다섯 차례 결혼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대학교를 포함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계획은 당시 IS의 우두머리였던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의 승인까지 받았으나, 그가 미군의 기습으로 숨지면서 결렬됐습니다.

플루크-에크렌은 2016년엔 어린이들에게 소총, 수류탄, 자살조끼 사용법을 훈련하는 부대를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5~6세로 추정되는 그의 딸이 집에서 기관총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플루크-에크렌이 훈련한 여성과 어린이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7년 플루크-에크렌은 그의 딸이 미국으로 탈출했을 때도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사망했다고 거짓말했으나, 지난해 다섯 번째 남편과 헤어진 후 시리아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번 재판은 IS 최고 여성 지도자가 미국에서 기소된 첫 사례입니다. 외신들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