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소세에 대선 끝나 치안 강화 조치 해제되며 범죄율 증가세…대사관 "주의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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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현지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
필리핀에 입국한 30대 한인 배낭 여행객이 현지인에게 납치돼 감금 당했다가 돈을 주고 하루만에 풀려나는 등 한인들을 노린 강도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8일 필리핀 한인사회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30대 한인 남성 A씨는 필리핀 수도권 메트로 마닐라 부근에서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현지인을 만났다가 그대로 납치돼 감금됐습니다. A씨는 배낭 여행을 목적으로 필리핀을 찾았으며 채팅앱을 통해 대화를 나눈 현지인과 실제로 만나보자는 약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납치·감금된 A씨는 현지인에게 돈을 주고 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으며 풀려난 직후 곧바로 귀국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A씨와 같이 감금 후 몸값 지불을 요구받는 경우 외에도 길가에서 한인들이 총기 강도를 당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인 앙헬레스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에 노상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한 총기 강도 범죄가 새벽 시간대에만 4건 발생해 한인사회가 부쩍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40대 한국인이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무장 강도에게 1억원이 넘는 거액을 강탈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40대 교민 A씨는 지난 21일 저녁 메트로마닐라 내 스카이웨이 내부순환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총기를 든 괴한들에게 현금 500만페소(1억2천만원)를 빼앗겼습니다. 당시 괴한들은 진입로를 모두 막아서고 A씨의 승용차를 멈추게 한 뒤 총기를 들고 위협하며 현금을 모두 빼앗고 도주했습니다.
앞서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리핀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지난달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전까지 범죄 발생율을 낮추기 위해 치안을 강화한 바 있었습니다. 이에 일시적으로 강력 범죄가 급감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최근 확진자 수가 줄고 선거가 끝남에 따라 방역 검문소 설치 조치와 치안 강화 조치가 모두 해제되며 다시 범죄율이 증가세로 돌아서게 됐습니다.
이에 필리핀 한인사회 관계자는 "필리핀은 총기 소유가 사실상 전면 허용되는 곳이라 배낭 여행객이 다니기에 상당히 위험한 국가"라면서 "유튜버들이 현지 슬럼가나 오지 탐방을 위해 필리핀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필리핀 경찰의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며 심야시간대 노상 총기강도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호텔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도 호텔 직원과 차량 운전기사의 신원 및 소속을 확인하고, 모르는 이가 베푸는 호의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