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위협감 느낀 덴마크 'EU 공동방어' 참여…서방 군사결집 강화

국민투표 찬성 66.9%…1993년 '옵트아웃' 채택 이후 유지해온 방위 불참 기조 뒤집어
핀란드·스웨덴 나토가입 추진에 덴마크까지 가세

↑ EU 공동방위 찬성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덴마크 국회의원들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침공에 위협감을 느낀 덴마크가 수십 년간 유지해온 방침을 깨고 유럽연합(EU)의 공동 방위 정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북유럽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하고 나선 데 이어 덴마크까지 가세하며 서방 군사결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1일(현지시간) dpa 등 외신은 이날 덴마크에서 치러진 'EU 공동방위 예외 규정(opt-out 옵트아웃)의 폐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66.9%의 유권자가 찬성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선거에는 덴마크 유권자의 65.8%가 참여했으며, 'EU 공동방위에 참여하지 않길 바란다'고 답한 반대 표는 3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투표 결과를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유 국가를 침략하고 유럽의 안정을 위협할 때 우리는 함께 힘을 합친다는 것을 유럽과 나토 동맹국, 푸틴 대통령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덴마크는 1973년 EU에 가입했지만 1993년 옵트아웃을 채택한 후로 EU의 방위 관련 논의와 군사훈련에 줄곧 불참해왔습니다. EU는 2000년과 2015년 각각 유로화 도입과 EU 사법 협력에 반대하는 등 다른 분야에서도 옵트아웃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를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덴마크는 해외 군사임무 수행을 비롯한 EU의 안보 및 국방 협력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처럼 방위 분야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하게 정책 기조를 변경한 국가는 덴마크뿐만이 아닙니다. 무려 70년간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온 핀란드와 스웨덴은 최근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여기에 덴마크에서 안보정책 강화론이 힘을 얻어 옵트아웃이 철회되며 서방 국가들의 군사결집력은 나날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EU 인사들도 연이어 덴마크에 환영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찰스 미셸 유럽이사회 의장은 트위터에 "덴마크인들이 역사적 선택을 했다"면서 "이번 결정 덕분에 EU와 덴마크 국민 모두는 더 안전해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늘 덴마크 국민이 보낸 안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환영한다"면서 "EU와 덴마크가 이번 결정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