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1일 북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대사(왼쪽) |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선 기존 대북 제재를 이행하도록 하면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시도한 것처럼) 확실히 추가 제재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4년여 만에 핵실험 준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 5월 순회의장국을 맡았던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 지난 26일 대북 석유제품 공급 물량을 줄이는 등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상정해서 표결에 부쳤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에 13개국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아 마지노선(9표)를 넘겼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채택이 불발된 결의안은 북한이 연간 수입하는 원유 물량을 기존 400만 배럴에서 300만배럴로, 정제유 물량을 50만배럴에서 37만5000배럴로 각각 25%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당초 북한에 유입되는 석유제품 물량을 절반까지 줄이려고 했지만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 감축량을 25%로 조절했다. 또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북한으로 담뱃잎과 담배 제품 유입 차단, 북한의 해상제재 강화, 북한의 광물연료와 시계 수출 금지, 북한연계 해킹단체와 해외노동자 파견 기관 제재 등을 포함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반대는 세계 평화와 안보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포기하는 상상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들의 침묵이 유엔 안보리 의지를 시험하려는 북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동참 여부에 대해 "현 정세 하에서 제재 일변도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방도"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적당한 시기에 일부 대북 제재를 취소하는 등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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