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빅테크들이 앞다퉈 비용 축소에 돌입하고 나섰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유휴 창고를 정리하기로 했으며 승차 공유 업체인 리프트는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또 일부 스타트업들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5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해 "소매 판매 둔화와 비용 상승이 최근 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재 건전한 수준으로 수익성을 되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시 CEO는 "트럭 운송비, 해상 운송비, 항공 운임비 등 비용이 상당히 올랐다"면서 "우리는 가능한한 이러한 비용을 축소하기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존은 이전에도 비용 구조를 효과적으로 낮춘바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 2년간 매우 이례적인 일을 겪었는데,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시 CEO가 이처럼 큰 염려감을 표명한 배경에는 코로나가 끝나는 이른바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 조짐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약 37억달러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8.6% 급감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지난해 대대적인 인력 시설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아마존 임직원은 160만명으로 전년 대비 24%나 늘린 상태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과잉 투자로 인해 1분기 비용이 전년 같은 분기 보다 20억달러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제시 CEO는 비용 부담을 회사가 감당하기에 너무 커졌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미 앞서 4월 아마존내 판매자를 상대로 배송과 보관 서비에 대한 수수료을 5% 인상했다. 제시 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창고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자 일부를 축소할 계획"이라면서 "시설 투자를 하지 않고 재임대를 하지 않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아마존 주주들은 이러한 비용 부담 염려에도 불구하고 제시 CEO를 포함해 경영진 6명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통과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제시 CEO는 2억1200만달러, 아담 셀립스키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는 8100만달러, 아마존 소비자부문의 데이브 클라크 CEO는 5600만달러에 달하는 급여 패키지를 받았다. 이들 대다수 급여 패키지는 성과와 무관하게 5~10년에 걸쳐 지급되는 스톡그랜트(Stockgrant)다. 반면 주주들은 열악한 처우 논란에 휩싸인 개별 창고에 대한 독립적 감사 실시 안건에 대해선 부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승차공유 업체인 리프트는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자 신규 채용을 보류하고 비용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리프트의 존 짐머 창업자겸 CEO는 직원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현재로선 모든 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투자자의 심리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더딘 회복이 사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내 고용을 늦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리프트는 현재로서 직원을 해고하는 정리해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짐머 CEO는 "우리는 현재로선 잠재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회사의 단기적 수익 창출에 집중해야한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이익
고용 감축은 스타트업이 더 극심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핀테크 스타트업 볼트 파이낸셜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볼트는 최근 140억달러 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자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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