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5세 아이가 대형 텔레토비 피규어를 파손했다는 이유로 부모가 매장에 3만3600홍콩달러(한화 약 540만원)을 변상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통해 매장측의 관리 문제도 부각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매장측은 결국 이 비용을 환불해줬다.
25일(현지시간) 넥스트샤크 등 외신은 홍콩의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어린이용품 매장 'KKPlus’가 아들의 텔레토비 피규어 파손을 이유로 홍콩 아버지에게 받은 3만3600홍콩달러를 전액 환불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주말인 22일 벌어졌다. 홍콩의 랭햄 플레이스 쇼핑몰에 위치한 'KKPlus’ 매장 직원은 대형 텔레토비 피규어가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이 피규어는 1.8m가 넘는다.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었다. 5만2800홍콩달러(850만원)의 가격표가 붙은, 판매 중인 상품이었다. 매장측은 곧바로 CCTV를 확인해 현장에 있던 5세의 '용의자'를 찾았다.
이 아이의 아버지는 홍콩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전화를 받으러 가려는 찰라에 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라며 "돌아보니 텔레토비 피규어가 넘어져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갈라져 있었는데 아들이 그 피규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매장 직원들은 그 아이가 텔레토비 피규어를 발로 차는 것을 보았다며 변상을 요구했다. 대신 판매가인 5만2800홍콩달러가 대신 원가인 3만3600홍콩달러를 지급하라고 했고 아버지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했다. 매장 직원의 주장처럼 아들이 텔레토비를 발로 찬 게 아니었다. 살짝 기대었을 뿐이었다. 매장이 손님을 속였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 영상은 빠르게 확산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어린이 장난감을 파는 매장에서 파손 위험이 있는 제품을 전시한 것부터 문제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장치나 파손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이 없다면서 매장의 관리부실을 지적하는 주장과, 아이들을 방치한 부모가 일단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론이 맞섰다.
매장측도 진화에 나섰다. KKPlus는 성명을 통해 "이 제품은 초판본으로, 디자인, 연구개발, 포장, 운송 등 다양한 비용이 들어간다"라며 "그 원가만큼의 금액을 청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 위치에 있었는데 사건 이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고
KKPlus 매장 관계자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충분한 예방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 "현재 1미터 이상 높이의 장난감을 모두 치운 상태"라고 전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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