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재연임해선 안된다" 글 퍼 올린 중국 작가…결국 '위챗 단톡 금지'

中 저명작가 장이허 "친구, 학생들과의 대화 어려워…일상생활 불편"

↑ 중국 저명 작가 장이허 / 사진=명보, 연합뉴스

중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사학자인 장이허가 "그는 재연임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SNS 위챗에 올렸다가 단체방 대화를 금지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장 작가는 오늘(20일) 홍콩 명보가 전한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의 위챗 계정에서 3인 이상 단체 대화 기능이 영구 금지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일대일 대화 기능은 이용할 수 있으나, 단체 대화 기능이 정지되면서 친구·학생들과의 대화가 어려워졌고 일상생활에도 많은 불편함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 작가는 이 같은 조치가 몇 주 전 자신의 위챗 계정에 퍼다 놓은 글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습니다.

이어 "그 글은 4개 문장으로 되어 있고 각 문장은 4개 단어로 구성됐다"며 "마지막 문장은 '그는 재연임해서는 안 된다'이다"라고 했습니다.

다만 명보에 따르면 장 작가는 해당 문장 속의 '그'가 누군지를 언급하는 것은 꺼렸습니다.

SNS를 검열하는 중국 당국이 해당 글을 올가을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장 작가는 "내가 쓴 글이 아니고 친구들이 단체 대화방에 올라온 글을 퍼다 놓은 것"이라며 "(그 글이 올라온) 내 친구의 위챗은 괜찮은데 내 계정만 이렇게 됐다. 당국의 조치가 너무 잔인하다"고 분개했습니다.

그는 올해 초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경찰 여러 명이 자신의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렸으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자신을 미행하기 시작했고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 후엔 경찰이 그 친구에게 다시는 자신과 연락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장 작가는 "오늘 인터뷰를 포함해 우리는 모두 감시당했다. 그들은 나를 숨은 계급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장 작가는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 본인이 경험한 것은 최악의 사례가 아니라면서 "나는 계속 진실을 말할 것이고 우리가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할 것이며 해야 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57년 제1호 우파분자로 몰려 숙청됐던 장보쥔 전 교통부장의 딸인 장 작가는 중국 공산당이 마오쩌둥 시절 민주적 지식인을 숙청한 것에 대해 사죄하고, 중국 정부는 이전 지도자들이 행한 나쁜 짓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평소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그가 경극(京劇) 예술가 7명의 과거에 대해 집필한 '광대의 지난날'(伶人往事)과 '지난날이 결코 연기같지만은 않다'(往事幷不如煙), 문화대혁명 당시 박해로 숨진 마롄량의 이야기를 다룬 책 등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매 금지 조치를 당했습니다.

명보는 "항상 온라인에서 거침없이 발언해 온 장이허는 대중으로부터 '선생'으로 존경받는 몇 안 되는 여성 오피니언 리더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