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낸시 브로피의 모습 / 사진=뉴욕타임스 |
경제적 한계 상황에 몰린 여성이 사망보험금을 노려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로맨스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19일) AFP통신에 따르면 소설가 낸시 브로피(71)는 자신의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브로피는 2011년부터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온라인 신문에 연재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계속해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그의 로맨스 추리 소설처럼 거액의 보험금 지급,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범인을 현행범으로 잡는 감시카메라 등 추리 소설적인 특징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피는 살인을 저지른 시점에 주택 담보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애를 먹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남편이 숨질 시 총 140만 달러(약 17억 80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약 10개의 사망보험료를 납부 중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브로피는 오레곤 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남편이 죽은 것보다 살아있는 게 더 낫다"며 "내 살해 동기가 무엇인지 당신에게 묻고 싶다. 내 에디터라면 이야기에 큰 흠이 있다면서 스토리를 더 열심히 짜라고 했을 것"이라고 비꼬듯 말했습니다.
아울러 브로피의 증언에는 기억상실적인 요소도 있었습니다. 브로피는 법정에서 살해 장소에 있었던 기억은 없지만, CCTV(폐쇄회로) 장면을 고려할 때 자신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관들은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총기의 장전도구가 온라인 구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거래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브로피는 총기 소지여부와 총기 장전도구 구매 여부 등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총은 본인 것이 아닌 남편의 것이고 장전도구는 자신의 소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브로피는 감시 카메라에 또 다른 용의자가 등장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그들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남편의 지갑, 휴대전화, 자동차 열쇠 모두 그대로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검찰은 브로피가 돈 때문에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남편의 퇴직연금계좌에서 대출을 받았는데도 매달 수백달러의 생명보험금을 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브로피의 변호사들은 브로피가 보험 판매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했고, 브로피가 받는 보험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남편이 숨진 뒤 보험금을 신청해 140만달러(약 17억8200만원)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남편이 살해된 지 4일 후 브로피가 수사관들에게 자신이 용의자가 아니라는 편지를 써달라고 요청한 녹음 증거도 제시됐습니다. 수사관들은 미심쩍어하면서 이유를 물었는데 브로피는 자기가 다니는
녹음에서 브로피는 "보험회사가 내가 '25년 동안 함께 살았던 댄 없이 노후를 보내길 간절히 원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며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로피는 3개월 뒤 살인혐의로 기소될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