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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19년 7월 월드컵 트로피를 들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로이터 |
미국 여자 축구대표 선수가 남자 축구대표 선수와 같은 임금을 받게 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축구협회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과거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예선에 출전할 경우 받는 임금은 6750달러(약 850만 원)로 1만8125달러(약 2230만 원)를 받는 남자 대표팀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남녀 성별과 관계없이 대표팀에 선발되면 2만4000달러(약 3000만 원)를 받게 됩니다.
월드컵 상금과 같은 경우 협회 몫인 10%를 제외하고 남녀 대표팀의 상금을 합산한 뒤 절반씩 배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남자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은 대회 규모는 물론 상금에서도 큰 차이가 납니다. 상금을 절반씩 배분하면 남자 선수가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여자 대표팀이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 시 8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습니다. 이는 2022년 월드컵에서 9위에서 16위까지 주어지는 상금(1300만 달러)보다 적습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남녀 선수가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6년여에 걸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앨릭스 모건과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 여자 축구 선수 5명은 지난 2016년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또 여자 대표팀은 2019년에는 임금 차별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국 축구협회는 여자 월드컵의 상금 규모가 남자 월드컵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어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주기 어렵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재판 결과 1심에서는 졌지만, 항소심에서 여자 선수들이 요구한 손해배상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400만 달러(약 304억 원)에 합의를 이뤘고, 동일 임금에 대한 단체협약도 약속받았습니다.
미국 여자축구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4번씩 우승할 정도로 강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앞서 남자 대표팀은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동일 임금 요구를 주도해 온 축구 스타 알렉스 모건은 트위터에 관련 소식 링크를 걸고 "역사적 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자 대표팀의 워커 짐머먼은 "남성과 여성이 같은 임금을 받는 건 가능하지 않지만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이뤘다"며 "이런 변화가 국제축구연맹(FIFA)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