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우크라 사태로 러시아 내 사업 유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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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를 사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러시아인들 / 사진=유튜브 South China Morning Post 갈무리 |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1990년 모스크바 시내 푸시킨 광장에 1호점을 연지 32년 만에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합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현재 러시아에 몇 개 남아있지 않는 맥도날드 매장에는 마지막 빅맥을 먹기 위한 러시아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16일(현지시간) 맥도날드는 "30년 이상 영업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 러시아 사업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850여 개의 매장 중 84%를 현지 기업에 매각할 계획입니다. 매체에 따르면 새 사업자는 사업체 운영을 이어가도 맥도날드의 이름이나 로고 브랜딩·메뉴 등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 러시아 맥도날드 직원은 6만 2000여 명이며, 하청업체의 근로자도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보도에 러시아인들은 아직 현지에 남아있는 맥도날드 매장으로 몰려갔습니다. 이미 지난 3월 맥도날드가 영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기에 현지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몇 개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매장 밖까지 길게 줄을 서 있는 러시아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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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를 사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러시아인들 / 사진=유튜브 South China Morning Post 갈무리 |
17일 맥도날드를 찾은 러시아인 이리나(32)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영업 중인 맥도날드는 몇 곳 남지 않았다. 맥도날드가 너무 그리워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탈 때면 들러서 빅맥을 사 먹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반 투마노프(45)는 "1990년대에 우리가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기억한다면 잠시 줄을 서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오늘 스스로에게 서양의 맛을 일깨워주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러시아인들은 맥도날드 매각 후 재개장을 할 경우 맛이나 품질이 하락할까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알라(21)는 "어제 맥도날드가 문을 닫고 새 이름으로 다시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버거와 밀크셰이크, 프렌치프라이를 사기 위해 달려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리브랜딩 후 품질이 더
한편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 온 러시아인들도 있었습니다. 러시아 동남쪽에 위치한 사마라에서 온 한 남성은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햄버거를 먹기 위해 '고작 250㎞'를 운전해서 왔다"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