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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블랙풀 FC의 유망주 제이크 다니엘스. / 사진=스카이스포츠 캡처 |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블랙풀의 17세 유망주 제이크 다니엘스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했습니다.
다니엘스는 어제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됐다. 사람들이 진정한 나를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다니엘스는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6살쯤부터 내 성 정체성을 알고 있었다"며 "축구선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비밀을 유지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어머니와 누나에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말하고 난 다음 날 4골을 넣었다. 동성애자임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는지를 방증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장 위와 소셜미디어에서 동성애 혐오에 시달릴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보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니엘스는 "가족, 구단 그리고 팀 동료들에게 이를 공개한 후 이전까지의 스트레스가 사라졌다"며 "이제 나는 자신 있고 행복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소년팀에서 이름을 알려온 다니엘스는 올해 블랙풀과 프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는 지난 7일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교체선수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바 있습니다.
다니엘스는 1990년 저스틴 파샤누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이래 32년 만에 커밍아웃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입니다. 파샤누는 커밍아웃 8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편, 오는 11월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서는 동성애 자체를 불법 행위로 간주합니다. 이 탓에 앞서 커밍아웃한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소속 조시 카발로(21)는 "카타르 월드컵 출전이 두렵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다니엘스를 향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게리 네빌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축구에서 가장 큰 순간이 될 것이다"라고 극찬했습니다.
리버풀에서 활약한 제이미 캐러거는 "나는 그들이 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앞으로 필요한 일이고, 우리는 선수로서 그가 좋은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용감한 제이크에게 감사하다"며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런 모습은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축구협회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등 다른 구단들 역시 다니엘스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