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유화책 꺼냈던 탈레반…'강경 본색'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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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카불에서 부르카를 입고 이동하는 여성 / 사진=연합뉴스 |
탈레반의 남녀 관련 정책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이슬람 원리주의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이번에는 식당에도 남녀 분리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하야마통신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서부 헤라트의 탈레반 권선징악부 관리 리아줄라 시라트는 "당국이 식당에서 남녀를 분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지침이 부부인 손님에게도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현지언론은 지난 11일 헤라트의 한 식당을 방문한 여성에게 식당 지배인이 남편과 떨어져 앉으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의 한 식당 지배인인 사피울라는 "당국으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시를 따라야 하지만 이는 우리 비즈니스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헤라트의 탈레반 당국은 식당뿐 아니라 공원도 남녀를 분리해 운영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여성은 목, 금, 토요일에만 공원을 찾을 수 있고 남성은 다른 날에 공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운 공포 통치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과 TV 등의 오락을 금지했고 도독의 손을 잘랐습니다. 또한 여성이 불륜을 저질렀을 때 돌로 쳐 죽이게 했고 여성은 부르카(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게 했습니다. 탈레반의 권선징악부는 '도덕 경찰'로 이슬람 내 탈레반 질서를 구축하는 데 힘썼습니다.
재집권한 탈레반은 초기에는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이슬람 질서 강화 등 강경책으로 선회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23일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습니다. 당시 탈레반 정부는 등교가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비슷한 시기에 놀이동산 이용에도 남녀 분리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여성 손님은 반드시 히잡을 쓰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남성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놀이동산을 이용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지난 7일에는 여성의 공공장소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