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대법원 사면으로 귀국…이후 하원의원 당선되며 정계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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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전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이자 현 하원의원 이멜다 마르코스 / 사진=연합뉴스 |
필리핀 독재자이자 부패의 상징이었던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64) 전 상원의원이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와 동시에 그의 어머니이자 독재자의 아내로 유명했던 이멜다 마르코스(92)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ABC 뉴스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대통령에 마르코스 후보가, 부통령엔 현 로드리코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오전 5시(한국시각 오전 6시) 기준 개표가 95% 가까이 진행된 상황에서 마르코스는 3015만217표를 얻어 대선 후보로 나온 레니 로브레도 현 부통령을 (1437만640표)을 두 배 이상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습니다.
마르코스의 어머니 이멜다는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투표를 위해 투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 바탁시(市)에 있는 마리아노 마르코스 기념 초등학교 투표소에 흰색 밴을 타고 나타났습니다.
이때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사진을 보면 이멜다는 상·하의 모두 붉은색 의상을 입고 팔찌와 귀걸이, 작은 진주 브로치까지 착용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멜다는 지난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을 통치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입니다. 이멜다는 당시 '사치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남편의 대통령 재임 동안 사치와 향락을 누렸습니다.
이후 1986년 민주화 운동인 '피플 파워' 혁명이 일어나자 이멜다는 남편과 함께 미국 하와이로 도망쳤습니다. 당시 말라카닝궁(대통령궁)에서 마르코스 일가가 급히 떠나며 챙겨가지 못한 수많은 금괴와 보석, 드레스와 수천 켤레의 명품 구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멜다는 추방되기 전까지 21년 동안 역사에 남을 사치를 부렸습니다. 2003년 제작됐던 이멜다의 전기 영화에는 '이멜다가 8년간 매일 구두를 갈아 신었으며 하루도 같은 구두를 신은 적이 없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멜다가 지냈던 궁의 바닥에는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천장은 수정 샹들리에로 장식돼 있었고, 욕실에는 100% 황금으로 꾸며진 세면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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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에 당선된 이멜다 마르코스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 사진=연합뉴스 |
마르코스 일가 추방 당시 그들이 했던 부정 축재만 해도 100억달러(12조 7750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중 필리핀 법원이 환수한 것은 34억 달러(4조 3435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멜다는 1991년 필리핀 대법원의 사면으로 필리핀
필리핀 독재자 가문이 시민들에게 쫓겨난 뒤 36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잡게 된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되는 바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