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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 연합뉴스] |
최근 일본 언론 FNN네트워크는 최대 열흘의 휴가가 주어지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의 기간 동안 미국 하와이를 찾은 일본 관광객수가 전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황금연휴가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기준 하와이행 항공편 예약 건수는 일본항공(JAL)이 작년 동기 대비 약 9배, 전일본공수(ANA)가 약 5배 급증했다. 올해는 3년 만에 '코로나19 긴급 사태'가 발령되지 않아 해외를 찾는 일본인들이 많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와이를 찾은 일본 관광객들은 크게 오른 물가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여기에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30엔 수준으로 20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에 엔저 현상으로 현지에서 일본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엔화의 구매력은 작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달러가 비싸서 이번에 선물은 참으려고 한다"며 "밥을 먹을 때도 달러가 비싸서 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지 가게에서도 물가 문제를 하소연하고 있다.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갈릭 쉬림프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는 "튀김 기름이 3배 올랐다"라며 "쇼핑백 1개가 지금 1달러나 하기 때문에 1달러 미만의 주문은 적자인 상황인데 메뉴 가격은 차마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 관광지 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태국 현지 통화인 바트로 환전할 때도 엔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이 달러를 태국 바트로 바꾸는
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케이고 코다는 "1바트에 3.0~3.5엔을 생각해서 5000바트를 바꿔도 2만엔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2만1000엔이 들었다"라며 "신경쓰지 않고 관광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체감상 바트가 굉장히 비싸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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