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세에 불과한 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에 대해 아동학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미국 언론 헤럴드리더 등에 따르면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카미 크로포드, 벤 크로포드 등 가족 8명은 지난 1일 신시내티에서 열린 '플라잉 피그'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올해 6살인 아들도 포함됐다.
이 가족은 8시간 36분의 기록으로 42.195km의 풀코스를 완주했다. 크로포드 가족은 최소 33회 이상 마라톤에 참여한 이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의 6세 아들이었다. 대회 주최측은 대회 참가자격을 성인으로 규정했지만 이 6세 아이의 마라톤 참가를 막지 않았다.
부모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6살 난 아들이 30km가 넘은 지점부터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달리기를 강요한 적이 없고, 탈수나 탈진 등의 증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들이 3분마다 쉬어야 했다"라며 "프링글스 2개를 사준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이 아들의 완주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눈물도 있었다. 그 아이는 넘어지기도 했고, 가족 모두가 마라톤을 하는 동안 울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만큼 심각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부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국 국가대표로 2008년과 2012년 올림픽 장거리 육상 종목에 출전했던 카라 구쳐는 "육상선수 출신으로서 단언컨대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며 "어린이는 어린이일 뿐이다. 부모로서 자라나는 그들의 몸과 마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호주 육상선수 출신인 리 트룹도 자신의 SNS를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최측이 아이의 출전을
주최측은 결국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사과했다. 6세 소년의 완주 기록도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경기 감독관을 맡은 아이리스 심슨 부시는 "(어린이의 대회 출전)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라며 "최고의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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