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정책 비판하다 SNS 계정 삭제되는 中 경제전문가들

SCMP "중국, 새로운 검열 도구로 '해롭다' 여기는 인터넷 콘텐츠 단속 강화"

↑ 중국 상하이에서 야외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한 저명한 경제전문가들의 소셜미디어(SNS)가 계속 차단되고 있습니다.

교통은행 계열 증권사 보콤 인터내셔널의 흥하오 리서치센터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도로가 텅 빈 상하이 시내 영상과 함께 '상하이: 움직임 제로, 국내총생산(GDP) 제로'라는 글 등 정부의 상하이 봉쇄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 대한 글을 여러 번 올렸습니다. 이후 지난달 30일 그의 위챗과 웨이보 계정은 갑자기 폐쇄됐습니다.

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늘(4일) 웨이보에서 3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그가 어떠한 '레드라인'을 넘어섰는지는 분명하진 않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중국 증시 하락 전망을 내놓아 그의 SNS가 차단됐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CMP는 "보콤 인터내셔널은 3일 흥하오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했다고 밝혔다"며 "그의 이름은 이날 발간된 보콤 인터내셔널의 시장 보고서에서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흥하오의 트위터 계정은 아직 남아있지만 그는 자신의 프로필을 '전직 보콤 인터내셔널'로 수정했습니다.

중국 SNS에서 사라진 경제전문가들은 흥하오 뿐이 아닙니다. 동북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푸펑, 선전 오리엔탈 하버 인베스트먼트의 단빈 대표, 베이징 펀딩 캐피털의 펀드 매니저 우웨이펑의 웨이보 계정이 모두 '관련 법과 규정 위반' 딱지와 함께 차단됐습니다.

SCMP는 "웨이보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SNS 검열로 신뢰할 만한 투자 정보를 얻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며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하면서 중국 당국은 새로운 검열 도구들을 동원해 '해롭다'고 여기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뉴스사이트 터우탸오는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1일 다이이이 샤먼대 교수의 댓글 작성 기능을 정지시켰습니다. 다이이이 교수는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의 행사에서 워런 버핏(91)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찰리 멍거(98) 부의장이 고령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수천 명이 모인 장소에서 대화를 한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저명 경제학자 런쩌핑의 웨이보 계정이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그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향후 10년간 5천만 명 출생을 위해 2조 위안(약 379조 원)을 발행해야 한다는 등 논란이 되는 글들을 게시하자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증권협회는 "공인으로서 증권 분석가들의 언행은 사회와 언론에서 널리 관심을 받는다"며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이 증권업계 전체의 평판을 해칠 수 있기에 분석가들의 평가는 더 잘 관리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회사는 발표 예정 자료에 대한 준법 검토와 품질 관리를 위해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