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모유' 이르면 3년 내 출시…66조 분유시장 위협

미국 스타트업, 인간 유방 조직·모유서 세포 채취해 '인공 모유' 개발
공동 창업자 스트리클런드 "분유보다 모유 영양성분 구성과 더 비슷"

이르면 3년 이내에 미국에서 갓난 아기에게 '인공 모유'를 먹이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어제(3일)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바이오밀크(BIOMILQ)는 3~5년 내로 인공모유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오밀크의 인공모유는 기증 받은 인간 유방 조직과 모유에서 세포를 채취하여 제조한 제품입니다.

해당 세포를 플라스크에서 양양분을 공급해 가며 성장시킨 후 인간 유방과 유사하게 만든 생물 반응기에서 배양합니다.

이러면 해당 세포는 더 많은 영양소를 흡수하면서 모유 성분을 분비합니다.

바이오밀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CCO) 레일라 스트리클런드는 자사의 인공모유 제품이 분유보다 더 모유의 영양성분 구성과 비슷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오밀크가 해당 제품을 시장에 내기 위해서는 먼저 모유 분비 세포를 지금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CNN비즈니스는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규제 당국에 해당 제품이 유아들에게 안전하다고 설득하는 것 또한 넘어서야 할 큰 관문이라고 했습니다.

스트리클런드는 2013년 소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배양육이 들어간 햄버거가 출시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공 모유 개발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스트리클런드도 당시 첫 아이 수유 때문에 애를 먹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많은 엄마가 이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생후 6개월까지 전문가의 권장량만큼 모유를 먹는 유아는 세계적으로 3명 가운데 1명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세계 분유 시장은 2021년 기준으로 520억달러(약 65조 9000억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스트리클런드는 분유가 모유의 복잡한 특성들을 모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인공모유도 실제 모유와 동일한 건강상의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모유 관련 단체인 모유 재단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두뇌 계발과 성장을 촉진하는 지방산, 유아의 수면 주기 발달을 돕는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은 엄마의 혈액에서 나옵니다.

모유의 구성 성분 전부를 생물 반응기에서 복제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수유 상담가 코트니 밀러 씨는 인공모유가 실제 모유의 대체품이 될 수는 없다면서도, 입양이나 대리모 등으로 모유 수유 자체가 불가능한 엄마들에게 '또 다른 선택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기증 모유를 구할 수 없는 한 분유가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모유 은행'에서 구한 모유로 아이를 수유하는 데에는 하루에 100달러(약 12만 7000원)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또 인터넷에서 모유 기증자를 구할 수 있으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