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홋카이도 앞바다에서 관광선이 침몰돼 숨진 스즈키 도모야(22)의 승용차 안에서 프러포즈 편지가 뒤늦게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3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일본 홋카이도 시레토코(知床)반도 앞바다 일대에서 침몰한 관광선 '카즈1'에 탑승했던 스즈키의 고별식이 이날 열렸다. 그는 사고 5일 후였던 지난달 28일 일본 해상자위대에 의해 발견됐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유족들은 이번 여행이 스즈키 여자친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이 자리에서 깜짝 프로포즈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스즈키의 승용차 안에는 편지와 함께 티파니의 목걸이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스즈키의 편지에는 여자친구의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오늘로써 만난 지 308일이 지났습니다"라며 "정말 운명을 느꼈고 이렇게 마음이 맞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렇게 지탱해주고 좋아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아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스즈키는 또 "내가 당신을 소중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앞으로도 평생 함께 따라와줬으면 합니다"라며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시집와주지 않겠습니까"라고 적었다. 그는 "7월 7일 답장을 기대리겠습니다"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7월 7일은 스즈키의 생일이었다. 스즈키의 여자친구는 관광선 침물 사고로 아직도 실종 상태다.
스즈키의 가족은 지난 2일 장례를 치렀다. 스즈키의 친척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 이런 사고에 휘말리다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슬퍼했다.
한편, 카즈1은 지난달 23일 어린이 2명을 포함한 승객 24명과 승무원 2명을 태운 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레토코반도로 출항했다. 하지만 카즈1은 오후 1시 15분쯤 해상보안청에 "뱃머리 부분이 침수로 가라앉고 있다"고 구조 요청을 했다. 이어 "선체가 30도 정도 기울었다"고 알린 뒤 소식이 끊겼다. 3일 현재까지 14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실종 상태다.
카즈1의 참사는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는
카즈1의 소유사인 '시레토코 유람선'의 가쓰라다 세이치 사장은 참사 나흘 만인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일 출항 결정을 내린 건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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