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4일(현지 시간) 열린다. 연준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양적 긴축에 나설 게 확실하다. 연준은 3월 FOMC 회의에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긴축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1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 패널로 참석해 "중앙은행의 주요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동시에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다.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예고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스텝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연준이 금리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극약 처방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물가 상승이 둔화되지 않으면 6, 7월에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될 수 있다.
시장은 향후 연준이 빅스텝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술적 반등이 있지만 추세적으론 내리막이다. 지난달 미국 증시는 10%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VIX) 지수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긴축의 속도를 높이면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물가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게 분명하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정세도 좋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유 등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중국이 상하이를 봉쇄하고 베이징의 방역 조치를 강화하며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물류와 공급망 불안 등 많은 악재들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을 포함해 주요 기업들 실적이 예전만 못한 것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크게 올린다 해도 경기 침체를 방어할 긍정적 멘트가 나온다면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경제 둔화 등 미국의 통제권을 벗어난 요인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전체 분위기나 흐름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흐름이 예상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반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연준의 빅스텝이 더 큰 위기의 서막을 여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세계 경제에 퍼펙트스톰이 몰려올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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