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노인을 '시신 가방'에…공포에 빠진 상하이

중국 SNS서 비판 여론 확산
상하이 시당국, 관련자 6명 해고·문책

↑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일(현지시간) "상하이의 한 요양시설에서 직원의 오인으로 살아있는 노인이 운구용 가방에 실려 영안실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한 달 이상 도시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 복지시설이 살아있는 노인은 운구용 가방에 넣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상하이 시민들은 불만을 넘어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2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베이징일보 등은 최근 상하이의 한 복지관이 사망한 것으로 오인한 노인을 장례식장으로 옮기기 위해 시신 운구용 가방에 넣어 차량으로 이송하려다 노인이 살아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노인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전날 이 같은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면서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은 장례식장 직원이 시신의 얼굴을 덮은 비닐을 걷어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 직원은 깜짝 놀란 듯 시신에서 멀찍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살아 있습니다. 보세요. 살아 있어요. 다시 (얼굴) 덮지 마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요양원 직원은 별다른 반응 없이 다시 노인의 얼굴을 덮은 뒤 안으로 데려갔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상하이 당국은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상하이시 푸퉈구 민정국 국장은 당 기율 위반 혐의로 입건됐고, 일부 민정국 실무 관계자들은 면직 처분됐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습니다. 또 노인이 사망한 것으로 잘못 판정하는데 관여한 담당 의사는 의사 면허가 취소됐고, 해당 요양원은 행정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SCMP는 "살아있는 노인의 사망 오인 사고가 새로운 봉쇄 지역에서 공포의 물결을 촉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상하이시 시민들의 불신은 커졌고, 다른 도시에서도 노인과 같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생겼습니다.

중국은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전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도시를 봉쇄하는 강한 방역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에선 올림픽 폐막 이후인 같은 달 28일부터 도시 전면 봉쇄가 시행됐습니다. 이로 인해 자택에 갇혀 식음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은 시찰지마다 '동태청령(動態淸零)'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태청령은 '제로 코로나'라고도 불리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지역을 완전히 봉쇄할 만큼 강도 높게 시행되는 중국의 방역 정책을 말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