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군기지에 '스파이 돌고래' 투입…위성사진 포착

↑ 2014년 크림반도에서 군사작전에 투입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 돌고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가 흑해 주요 해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 훈련을 받은 돌고래를 풀어놨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월 하순께 흑해 세바스토폴항 해군기지 부두 부근에 돌고래 우리 2개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이 기지는 흑해에서 가장 전략적 가치가 큰 러시아 해군시설인 만큼 돌고래들이 기지로 수중 침투 시도를 막기 위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지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 있긴 하지만 수중 공격에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흑해에서 일부 해양 포유류를 적군 잠수부·기뢰를 탐지하거나 바닷속에서 특정 물품을 회수하는 등 작전에 이용해왔다.
USNI뉴스에 따르면 세바스토폴서 10㎞가량 떨어진 인근 마을 카자챠 부크타에 있던 돌고래 훈련 시설을 최근 세바스토폴 해군기지 안에도 마련했다. 이 훈련 시설은 지난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우크라이나로 귀속된 후 2012년에는 예산 부족으로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다.
이후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하면서 통제권을 다시 확보해 최근까지 확대 운영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는 흑해 외 북극해 지역에서도 이같은 해양 포유류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는 돌고래보다 지방층이 두꺼워 차가운 북극해 수온에 잘 적응한 벨루가(흰고래), 바다표범이 주 훈련 대상이 된다고 USNI뉴스는 전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