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
호건 주지사는 지난 달 29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과 철강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미국이 물가상승으로 인한 여러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 지연 속에서 최근 유럽연합(EU) 및 일본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완화 협상을 마쳤다"고 치켜세우고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동맹들과 비슷한 협상을 지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한국산 철강 재협상 요청에 미국 통상당국이 미온적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호건 주지사의 이러한 요구가 제기됐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의 수출쿼터제 완화는 전반적으로 원가를 낮춰 미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호건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 미래 경제를 위해서는 비시장 관행을 해결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는 차원에서 동맹과의 협력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EU 및 일본과 고율의 철강관세 분쟁을 해결한 것을 언급하면서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철강 공급국이자 핵심 동맹인 한국도 그런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인 지난 2018년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워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이러한 고율 관세를 피하려면 쿼터제를 선택하라는 여지를 남겼고 한국은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은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됐다.
호건 주지사는 "현재 미국시장에서 증가하는 철강 수요와 높은 철강 가격을 고려했을 때 한국산 수출쿼터제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면서 "협정의 특정 부분은 경직되고 번거로운 것으로 입증돼 한국 철강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에 추가적인 원가부담과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국과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때"라며 "현재 한국산 철강에 의존하는 메릴랜드주의 제조업체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하는 위험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와 함께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는 친한파이다.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올해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2024년 대선에 도전할 공화당 소속 ‘잠룡'으로 평가받는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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