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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세계 2위 군사력을 갖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같은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러시아는 서부를 제외한 북부, 동부, 남부에서 일제히 공격을 감행했지만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두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과거 소련 붕괴의 치욕을 씻고 대 러시아의 부활을 일궈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치적을 막강한 군사력으로 증명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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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연합뉴스] |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이날까지 64일간 1만5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파괴된 전차와 장갑차 등 기갑 전력은 최소 1600여대고 수십대의 군용기를 잃은 것은 물론 러시아의 자랑이던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까지 침몰하는 굴욕을 당했다.
무기 손실 자체만으로도 러시아는 큰 상처를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보인 행태는 더욱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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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연합뉴스] |
또 압도적인 공군 전력을 갖추고도 낡은 전투기로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제공권을 장악하지도 못했다.
점령지에서 러시아군이 보인 비인간적인 행동은 전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렸다.
고문과 강간, 살인은 횡행했고 민간인 피해를 알고도 주요도시들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감행했다. 또 동부전선 재배치에 따른 북부 러시아군의 철수 과정에서도 부차 등 일부 지역에서 무차별 학살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현재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병력을 집중 배치해 설욕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성과는 없다.
따라서 군사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주간 돈바스와 남부에서 벌어질 양국 간의 전투는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만일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푸틴 대통령이 이미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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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연합뉴스] |
여기에 설상 가상 주력 탱크는 오랜 결함을 고치지 않아 작은 타격에도 포탑이 분리돼 '깜짝상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잇달아 끊으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출 기업은 팔 곳이 없는 처지에 있다.
실제 러시아 최대 에너지기업 로즈네프트는 지난주 원유 3800만 배럴를 판매하기 위해 국제 입찰을 시행했지만 원자재 중개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했다. 이로 인해 로즈네프트는 원유 수송선 19척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막대한 원유를 처리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려던 러시아군이 실제로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때문에 서방 각국 정부의 군사 전문가들은 푸틴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생화학 무기와 핵무기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은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겠지만 러시아군이 보유한 재래식 무기가 떨어져 갈 수록 유혹이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장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을 겨냥해
"현재 핵 전쟁 위험은 심각한 수준이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전격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사르마트' 최대 사거리는 1만8000km로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급 독립목표재돌입(핵)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오브젝트 4202'(object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 음속의 5배 이상) 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사르마트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000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사르마트 1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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