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해체 부대, 러 침공 이후 5만 4000개 이상 장치 발견
우크라이나의 한 할머니가 러시아 군인으로부터 우유를 받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그가 받은 우유 상자 안에는 건드리거나 들어 올리면 폭발하는 부비트랩이 있었습니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할머니는 최근 러시아 군인들로부터 무료로 우유를 받았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은 선심 쓰듯 우유를 건넸고, 할머니는 그들이 인도주의적 배려로 먹을 것을 나눠준다고 생각하고 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상함을 느낀 할머니는 우유를 따지 않은 채로 바닥에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부비트랩으로 연결되는 가느다란 선을 발견했습니다.
할머니의 아들은 부비트랩과 연결된 우유 뚜껑을 풀어 이를 해체했고, 이후 현지 매체에 해당 사진과 영상 등을 제보했습니다.
그는 매체를 통해 "만약 이 우유를 받은 누군가가 생각 없이 우유를 떨어뜨렸다면, 혹은 마시기 위해 뚜껑을 아무렇지 않게 열었다면 폭탄은 터졌을 것"이라며 "어머니는 우유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기셨다. 그래서 매우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가 부비트랩을 발견하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비트랩이 설치된 우유를 받은 주민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러시아 군인들은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무료로 지원품을 받아 가도록 속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사례 외에도 러시아군이 민간인 집단 학살 또는 살해를 시도했다는 증언은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해를 위해 지뢰와 부비트랩 수천 개를 설치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13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 외곽에 살던 올레그 나우멘코는 러시아군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비트랩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나우멘코는 부비트랩이 자동차 트렁크 문에 설치된 줄 모른 채로 트렁크를 열었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본부는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을 재정비하기 위해 약 550명의 폭발물 전문가들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를 배치했습니다
이에 대해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지뢰로 가장 심하게 오염된 나라 중 하나"라며 "(러시아의) 이런 행위는 명백히 전쟁범죄"라고 비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