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성은 성폭행해도 괜찮다"는 통화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된 러시아인 아내의 남편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붙잡혔다. 이 남성은 우크라이나로 파병된 러시아 군인이다.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제108 소총연대 소속이었던 로만 비코프스키(27)가 최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 인근에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내 반체제 인사 일리야 포노마레프 전 하원의원도 텔레그램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그를 '범죄 군인'이라고 했다.
비코프스키의 포로 소식이 주목 받는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아내와 통화한 내용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앞서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국가보안국(SBU)은 남부 헤르손에서 감청한 러시아 군과 그의 아내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SBU가 올린 통화 내용은 약 30초 분량으로 해당 여성은 남편에게 "그래 거기서 그냥 우크라이나 여자들이랑 해. 그들을 성폭행 하라고"라고 말한다. 이 여성은 이어 "말 안해도 돼 이해한다"며 웃는다.
그러자 남성이 "정말 그럴 수 있을까"라고 하자 다시 이 여성은 "그래 허락할게 대신 콘돔을 사용해"라고 답하며 둘이 함께 웃으면서 통화를 마친다.
SBU는 이에 대해 "러시아 여성들이 우크라이나에 온 군인 애인이나 남편에게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이 녹음 파일은 러시아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도 함께 반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들 부부의 신상도 공개됐다. 자유유럽방송(RFE/RL)은 15일 전쟁 성범죄를 묵인한 러시아 군인 부부의 신상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 부부는 비코프스키(27)와 올가 비코프스카야(27)로 드러났다.
둘 사이에는 4세 아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코프스키는 이에 대해 "나는 통화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아
논란이 확산하자 비코프스키 부부는 취재가 시작된 이후인 13일 자신의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공동취재진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소식통에게서 입수한 전화번호를 토대로 이들 부부 계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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