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태평양과 중앙아메리카에서도 신경전이 치열한데요.
베이징 윤석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파나마를 찾았습니다.
파나마 운하도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블링컨 / 미국 국무부 장관(지난 20일)
- "미국과 파나마 사이에, 우리 두 나라의 파트너십에서 파나마 운하보다 더 강력한 상징은 없습니다."
이를 두고, 파나마 운하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과 파나마는 앞서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투자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모이네스 / 파나마 외교장관(지난 4일)
- "파나마운하 자유지역이 있습니다. 상업과 투자가 많은 파나마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기대합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핵심 수송로인 파나마 운하는 지난 1914년 미국이 완공해 운영해오다 1999년 파나마에 반환했습니다.
운하를 오가는 화물선의 70% 이상이 미국이 목적지인데, 최근 운하 사용 2위 중국이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2017년 외교관계 수립 후 2018년엔 시진핑 주석이 방문했고, 그해 14억 달러 규모의 파나마 운하 제4교량 사업권도 따냈습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미국 국가 전략의 핵심인 파나마 운하 통제권이 위협받자 이번엔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선 겁니다.
양국의 외교적 신경전은 이번 주에만 벌써 두 번째.
주초엔 중국이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전격 체결했습니다.
'서방의 뒷마당'이었던 곳이 중국과 손잡자 미국은 즉각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 태평양 조정관을 급파하기로 했습니다.
경제분야와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두 나라가 이제는 세계 각국을 놓고 외교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윤석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