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러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크라 침공 여파로 세계 연맹서 퇴출

콩쿠르 세계연맹 "러 정권에 자금 받고 홍보 도구로 쓰이는 대회 지지 못해"

↑ 사진=차이콥스키 콩쿠르 홈페이지 화면, 연합뉴스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에서 퇴출 당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9일)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논의한 결과,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회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시 총회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회원의 90%가 자격 박탈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맹은 해당 자료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과 우크라이나에서의 만행에 직면해 러시아 정권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홍보 도구로 사용되는 대회를 지지하거나 회원으로 둘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젊은 예술가들, 특히 현재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다만 모든 러시아인에 대한 제재나 국적에 따른 개별 예술가들의 차별과 배제에 반대하는 이전의 입장은 다시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에 차이콥스키 콩쿠르 측은 "세계적인 음악 공동체가 정치적 이유로 분열돼 러시아의 뛰어난 음악가들이 피해를 보는 건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대회입니다. 러시아 태생의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를 기념해 1958년에 처음 열렸으며, 모스크바에서 4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목관악기 및 금관 악기 분야에서 개최됩니다.

이번에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이 퇴출을 결정했지만,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4년마다 돌아오는 개최 해인 내년에 대회를 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6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정상급 대회가 러시아 국내 행사로 위상이 추락하는 수모를 피할 수는 없게 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