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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모바일 충전 케이블은 가정용 콘센트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플러그 형태에 따라 레벨1(NEMA 5-15)과 이보다 충전 속도가 빠른 레벨2 충전용(NEMA 14-50) 등 두 종류로 나뉜다.
테슬라는 그간 자사의 모든 차량을 구매하면 두 플러그 형태를 모두 갖춘 충전 케이블을 제공했다. 앞서 레벨2 충전 케이블을 기본 구성에서 빼 '별도 구매'하도록 하더니 한 단계 더 나아가 모바일 충전 케이블 자체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통계상 모바일 충전 케이블 사용 빈도가 낮아서 매우 낭비적으로 보였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외신은 테슬라의 이러한 움직임이 몇 년 전 애플이 새 아이폰에 충전기 제공을 중단한 것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지난 2020년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외시켰다. 당시 애플은 '낭비'와 '환경보호'를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다. 대부분의 고객이 이미 충전기와 이어폰을 가지고 있어 추가로 제공하는 건 환경적인 측면에서 낭비라는 뜻이다.
그런데 구성품을 줄인 만큼 스마트폰 가격을 내리지 않아 단순히 수익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CSS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충전기·이어폰 제외 정책으로 아이폰 한 대당 27파운드(약 4만3000원)을 절약해 지난 2년 동안 총 50억파운드(약 8조원)를 아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작년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충전기를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시켰고, A23·A53·A33 등 중저가 제품군인 A시리즈에서도 충전기를 제외했다.
일렉트릭은 "애플은 대부분의 고객이 이미 충전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댈 수 있지만,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구매자에게는 그럴 가능성이 훨씬 적다"라며 "모바일 충전 케이블을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위급 상황에 대비해 차 안에 비치하거나 가정용 충전소를 설치하기 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 SNS 댓글에도 "모바일 충전 케이블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99%의 사람들은 이것이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많은 테슬라 소유주가 매일 사용한다", "이제 전기차 충전 장비(EVSE)를 사야할 판", "계약 당시 포함돼 있다고 들었는데, 너무 화가난다" 등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스마트폰 판매 업체가 저질렀던 실수도 답습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구성품에서 제외된 일부 충전기를 제때 판매하지 않아 누리꾼으로부터 "충전기 물량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에는 레벨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반발이 거세지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바일 충전 케이블의 가격을 200달러로 낮추고 차량과 함께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SNS를 통해 전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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