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왕국'으로 불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물 디즈니가 정치 사회적 논쟁에 휘말렸습니다.
뉴욕타임즈(NYT)는 그저께 '꿈과 동화 속의 디즈니가 현실과 마주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추악한 현실 세계가 마법의 왕국에 스며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디즈니는 1923년 창사 이후 현실의 정치·문화적 갈등을 피해 미국 문화 그 자체를 상징했으나,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양 정파 모두로부터 비판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플로리다주가 도입해 미국 사회에서 큰 논쟁거리가 된 동성애 관련 교육 금지법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해당 법의 주요 내용은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는 학교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주제로 한 수업·토론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디즈니는 처음에 침묵하다가 회사 안팎의 비판이 쏟아진 후 플로리다주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플로리다주와 미국 보수진영에서 디즈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플로리다 주의회는 디즈니월드에게 지방정부에 준하는 권한을 줬던 법률을 55년 만에 폐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디즈니가 이 같은 입장을 취하자 최근 '디즈니를 보이콧하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들은 최근 수백만명에게 우호적인 반응을 받았습니다. NYT는 "디즈니는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않게 하려다 모든 사람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디즈니는 출신·인종·성·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종교·장애·직업·나이 등을 기반으로 한 언어적·비언어적 모욕과 차별을 지양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입각해 다양성·포용을 기업 문화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디즈니의 이런 변신은 창업주 월트 디즈니의 성향과 완벽히 배치됩니다. 그가 완고한 보수주의자였고, 자유주의의 가치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언제부터 사회적 정의를 의식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원작의 백인 캐릭터가 흑인으로 나오는 등의 원작 훼손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스팅이 거의 전부 흑인으로 이뤄진
이에 디즈니 내부의 한 임원은 "PC(정치적 올바름) 코드를 통해 작품에 접근하는 것이 창의성을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