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부터 여성의 입대를 허용한 우크라이나는 장교 4000명을 포함한 3만1000명 이상의 여군이 복무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사상 최고의 여성 저격수로 꼽히는 루드밀라 파블리첸코를 배출한 나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여군의 활약이 크다.
루드밀라는 2차 대전 때 10개월 동안 독일군을 300명 넘게 사살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 여성 저격수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 군은 성별, 직업, 전투 능력에 관계없이 싸울 의지가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원군으로 받고 있다.
아이의 어머니, 사업가, 교사, 소설가, 모델, 구급대, 공무원, 미인대회, 기자 출신까지 다양한 자원이 전투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군의 여성 저격수 올네나 빌로제르스카(Olena Bilozerska)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을 베고 잠든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빌로제르스카는 러시아군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그는 돈바스 지역에서 하루 동안 러시아 분리주의자 3명을 사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치명적인 여성 저격수라는 별명도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자원군으로 참여해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단기간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이 틀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날 기준 51일째를 맞았다.
CNN은 "많은 여성이 부모와 아이들을 폴란드 국경에 두고 전쟁터에 뛰어들었다"며 "우크라이나인의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던 지난 2014년에만 해도 우크라이나에서 여군이 흔치 않았지만, 이후 여성들의 군 입대가 늘면서 현재 여군은 정부군 병력의 15%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은 전쟁 발발 지역에서 매복한 후 러시아 탱크가 나오는 지점에 화염병을 던져 전소시키는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투복을 입었다. 지난 2월 미인 대회 출신 아나스타시아 레나는 인스타그램에
그는 "여자들이 입대하는 이유도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싶다"며 "우리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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