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포기한 것" 주장
폭탄 조끼로 자폭하라는 지령 있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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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5일 법정에서 진술하는 살라 압데슬람 스케치. / 사진 = 연합뉴스 |
2015년 11월 15일 밤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려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를 저지른 살라 압데슬람(32)이 13일(현지시간) 사건 당일 상황을 처음으로 전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달아나 벨기에로 도주했다가 2016년 3월 붙잡힌 압데슬람은 테러에 직접 가담한 일당 중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파리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바타클랑 극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비롯해 파리의 식당과 카페 등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른 혐의를 받습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그간 묵비권을 행사해오다가 이날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압데슬람은 형 브라임으로부터 이슬람국가(IS)가 겪는 분투를 전해 듣고 IS를 돕기 위해 시리아로 가려 했지만 형의 뜻에 다라 테러에 동참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임은 테러 당일 카페에서 폭발물을 터뜨리며 숨졌습니다 .
압데슬람은 테러 이틀 전 벨기에에서 범행을 계획한 압델아미드 아바우드로부터 지령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의 역할은 폭탄 조끼를 입고 어디론가 가서 자폭하는 것이었습니다. 압데스람은 지령을 받고 충격을 받았으나 이내 설득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압데슬람은 막상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자 마음이 바뀌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제18구의 카페 안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주문하려 할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속으로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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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1월 13일 IS 테러로 90명이 숨진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앞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당초 자동차를 타고 도주하려 했으나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차에서 내린 압데슬람은 휴대전화를 사고 택시를 탔으며, 이후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버렸다고 밝혔습니다.
압데슬람은 다른 일당과 달리 군사적∙종교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경험도, 굳센 의지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무서워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판사가 테러 당일 상황을 더 자세히 말할 것을 요구했지만, 압데슬람은 "내가 하려던 일만 생각난다"며 테러 현장 중 하나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 일당을 내려준 것을 설명했습니다.
압데슬람은 "폭탄이 달린 벨트와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갖고 있던 형이 총을 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목표가 어디인
압데슬람은 이날 3시간 동안 질문에 대답하며 자신을 변호했지만, 그의 주장대로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폭하지 않은 것인지, 조끼가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습니다.
압데슬람은 지난달 재판 과정에서 일당에게 폭탄 조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