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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폴로 11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해 임무 수행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 사진=NASA 제공 |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서 채취해 온 먼지 사료가 어제(13일) 뉴욕에서 열린 본햄스 경매에서 50여만 달러에 판매됐습니다.
이 먼지 사료들은 알루미늄으로 된 직경 10mm의 전자 현미경 시료판에 카본 테이프를 덮어 고정한 형태로 모두 5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너무 작아 본햄스 측이 무게조차 제공할 수 없어 크기를 마이크로미터(㎛)로 제시할 정도였습니다.
어제 본햄스 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진품으로 인증한 달 시료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히며 22만 달러부터 경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7차례 호가 끝에 목표가였던 80만~12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4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본햄스 측은 경매비를 포함 낙찰자가 부담해야 할 각종 비용을 합한 최종 가격을 50만 4천375달러(6억 1천735만 원)로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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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햄스 뉴욕 경매에 나온 달 먼지 시료 / 사진=연합뉴스 |
해당 시료를 낙찰한 이의 신원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 먼지들은 암스트롱이 달 시료를 담은 테플론 백을 지퍼가 달린 흰색 백에 다시 담아 지구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봉합선 틈새에 남아있던 것들입니다.
달에는 공기가 없어 태양풍으로 먼지·흙 등 표면의 퍼석퍼석한 물질인 '레골리스'(regolith)가 정전기를 띄어 백 등에 쉽게 달라붙는데, 시료 채취 과정에서 테플론 백 외부에 달라붙은 먼지 알갱이가 이를 담은 백에 남게 된 것입니다.
'달 시료 수확물'(Lunar Sample Return)이라고 적힌 이 백은 NASA가 수십 년 전 다른 물품과 함께 캔자스주의 '코스모스피어 우주박물관'에 대여돼 전시되다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지난 2002년 물러난 박물관장 맥스 아리가 전시품들을 빼돌려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러 압수물 중 하나로 다시 나타났습니다.
당시 아리는 사기와 절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형과 벌금 13만 2천 달러를 선고받았는데 연방 보안관국 당국은 이 백이 갖는 의미를 몰라 벌금 확보를 위해 2015년 온라인 경매에 부치게 됐습니다. 이후 이 백을 995달러에 낙찰받은 낸시 리 칼슨이 이를 NASA 존슨 우주센터에 보내 진품임을 확인했습니다.
NASA 측은 달에서 가져온 모든 시료를 정부 자산으로 간주하며 개인 소유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돌려주지 않으려는 칼슨과의 소송전까지 벌였고 결국 칼슨의 소유권이 인정됐습니다. 이후 지난 2017년 경매를 통해 181만 2천500달러(22억 2천만 원)에 판매됐습니다. 이때 이 백에서 채취한 먼지 시료도 법정 밖 화해를 통해 칼슨 측에 반환돼 경매에 나온 것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측은 이번 달 먼지 경매와 관련해 클리블랜드 주립대학 법과대학원의 국제우주법 마크 순달이 "우주 공간의 자연 자원 상업화를 향한 행진의 진일보"라고 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주법 전문가들이 이번 경매가 앞으로 소행성에서 채굴한 금속 등과 같은 외계 물질의 거래에 갖게 될 의미에 흥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