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결국 빚을 못 갚게 됐다며 디폴트,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까지, 전기가 끊기는 건 물론 음식까지 떨어지면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혁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밤중에도 시민이 대통령 집무실 앞을 가득 메우고 구호를 외칩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스리랑카를 구해달라 구해달라!"
아예 텐트를 치고 며칠째 농성 중인 시민들도 한둘이 아닙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열흘 넘게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형제가 나란히 권력을 독점한 라자팍사 가문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극심한 경제난을 계기로 폭발했습니다.
▶ 인터뷰 : 산기타 / 시위참가자
- "온 나라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라자팍사는 퇴진해야 합니다."
하루 13시간 정전은 기본에, 약품이 모자라 병원도 속수무책입니다.
▶ 인터뷰 : 바산 라트나싱암 / 스리랑카 의사협회 대변인
- "우리는 180개 필수 의약품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필수 의약품이 부족해 환자의 생명을 잃을 겁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시민들의 퇴진 시위에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습니다.
또 우리 돈 62조 원에 이르는 부채는 갚을 수 없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 디폴트를 선언했습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로 관광 수입이 크게 준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유가와 함께 물가마저 한 달여 만에 2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 인터뷰 :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 WTO 사무총장
- "코로나19 대유행과 전쟁으로 인한 이중고를 통해 공급망이 붕괴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며…."
페루와 파키스탄 등, 다른 신흥국에서도 코로나에 이은 전쟁으로 물가가 폭등한 탓에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편집: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