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 = 연합뉴스 |
흡혈박쥐도 인간처럼 전혀 교류가 없던 다른 흡혈박쥐와 한동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면 친밀한 관계가 지속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연구팀은 흡혈박쥐의 사회적 유대 형성을 관찰하기 위해 서로 떨어진 흡혈박쥐 잠자리 3곳에서 암컷 흡혈박쥐 7마리씩, 총 21마리를 포획했습니다.
연구팀은 포획한 이들 흡혈박쥐를 6주간 함께 생활하게 한 후, 각 잠자리에서 포획된 흡혈박쥐를 1마리씩 골라 1주일간 3마리가 함께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실험 대상 흡혈박쥐들은 다시 9주간 자유롭게 어울렸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간 내내 매일 6시간 이상 적외선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흡혈박쥐들이 5초 이상 다른 박쥐의 털 손질을 해주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흡혈박쥐에게 털 손질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그 결과 일주일간 동거한 흡혈박쥐 집단들은 이후 다른 개체와 자유롭게 생활하는 기간에도 박쥐 간 친밀함을 유지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타인과 친밀감을 형성해 친구가 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어 이번 실험 결과가 놀라움을 주고 있습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오하이오대 진화·생태·유기체 생물학과 제럴드 카터 조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상상한 것은 박쥐들이 잠시 함께 있다가 결국 서로 빠르게 헤어지는 모습이었지만 9주가 지난 뒤에도 실험 박쥐들은 비교 대상 박쥐보다 더 많이 서로의 털을 손질해주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동물들이 야생에서 사회적 유대를 어떻게 형성하는가'에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온라인 생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렸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