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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봉쇄로 식량난이 심하된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들이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모습 [사진 = 웨이보 캡처] |
9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시당국의 무기한 전면 봉쇄로 혼란을 빚고 있는 상하이의 모습들이 속속 올라왔다. 상하이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주민들이 물건을 약탈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한 아파트 주민들이 단체로 몰려나와 "보급품을 보내달라"며 항의하는 모습과 한 임시병원에서 이불과 식량 등 보급품을 차지하기 위해 격리자들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외신도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하이 상황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 도시 봉쇄 전 일주일치 충분한 국수와 빵을 사뒀지만 이제는 식량이 떨어진 한 주민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이제 배고픈 느낌에 익숙해졌다"며 "21세기에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조부모 세대가 겪었던 굶주림을 경험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디에 살든, 돈이 있든 없든,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한다"는 아우성 등이 점차 늘고 있다. 영국 가디언도 마야 왕 휴먼라이츠워치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서의 '봉쇄'라는 단어의 사용은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며 "봉쇄 기간 중 일부 노인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시당국은 당초 지난 3월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도시 봉쇄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무기한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이에 시당국도 식량 등 보급품을 주민들애에게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식량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상하이 안팎을 연결하는 물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중국 일부 트럭 운전자들은 격리 조치에 취해질 수 있는 상하이로의 운송을 거부하거나 추가 수당을 요구하고 있다.
쭝밍 상하이 부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역별 봉쇄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3일째 봉쇄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봉쇄 완화 입장을 처음 내놓은 것이다.
시당국은 '7일 이내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통제구역', '7일 이내에는 없지만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관리통제구역',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없는 지역'은 '방어지역'으로 봉쇄 차등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중 방어지역은 주민들이
한편, 전날 기준 중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2만5071명으로 닷새 연속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2만3624명이 상하이에서 나왔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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