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전쟁 영웅이 등장했다. 현대판 '죽음의 숙녀'로 불리는 저격수 우골리오크가 그 주인공이다. 우골리오크는 우크라이나어로 숯을 의미한다.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군복을 입고 스카프로 하관을 가린 채 위장용 네트로 감싼 총기를 어깨에 걸친 우골리오크의 모습을 공개했다. 우골리오크는 전투명이다. 실명과 나이 등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골리오크는 지난 2017년 해병대에 입대했다. 복무 중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친러시아 반군세력에 맞서 싸우는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1월 전역해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갔으나, 바로 다음 달인 지난 2월 러시아가 쳐들어오면서 복직하게 됐다.
우골리오크는 "러시아군은 인간이 아니다. 파시스트들도 이 괴물들만큼 악랄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들을 물리치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끝까지 맞설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저항의 상징이 됐다.
통상적으로 전쟁에서 저격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적군 1명을 사살하는데 평균적으로 2만 5000발이 사용됐는데, 저격수는 1.7발밖에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저격수 1명이 1개 중대와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을 가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누리꾼들은 우골리오크를 향해 죽음의 숙녀가 환생했다며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죽음의 숙녀는 역사상 최고의 여성 저격수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출신 루드밀라 파블리첸코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파블리첸코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에 소속돼 세바스토폴 공방전 등에서 10개월 동안 독일군 309명을 사살했다.
파블리첸코는 독일군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독일군이 투항하면 장교를 시켜 주겠다고 회유했다가 실패하자 잡으면 온몸을 300개로 조각내겠다고 협박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파블리첸코는 이같은 전공에 소련군 최고의 영예인 영웅 칭호를 수령했다. 지난 1942년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백악관 초청을 받은 첫 소련인이 됐다. 이와 더불어 파블리첸코의 얼굴은 우표로, 일생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한편 우골리오크에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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