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베이징상보] |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베이징 상보(北京商報),광명일보(光明日報)등 매체들은 "세계 곳곳에서 수출입 물품을 통한 전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일일 코로나 확진자수가 34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며 "저장성에서 발생한 다수 확진자들이 한국산 수입의류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사실상 감염경로로 한국산 의류를 지목했다.
저장성 원저우시 질병통제센터는 이미 공지문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국가에서 수입된 의류와 생활용품을 사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저장성 샤오싱시도 수입품 자제를 요청하며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한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류나 물품'을 예로 들었다.
한국 등 해외 의류를 통한 유입이 코로나 확산 경로가 된다는 중국발 주장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걸까?
↑ [사진=미국 CDC 홈페이지, 한국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 |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낮다. 비말 감염은 기침 등을 통해 튀어나오는 침방울이 매개가 되는 감염으로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한 입자(에어로졸)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 감염을 일으키는 방식과는 다르다. 비말 입자는 공기중에 떠다니기에는 너무 커서 금방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비말입자가 떨어진 자리에 바이러스가 생존해 있고 이를 만진 손으로 점막부분을 비비거나 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물건에 비말이 묻었을 경우 이를 통해 감염 될 위험이 있다.
섬유 등 물건에 묻은 코로나 바이러스 생존기간과 관련해서도 이미 다수의 연구물들이 나와 있다. 한국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천과 나무에서 24시간, 유리에서 48시간, 스테인레스와 플라스틱에서 4일, 의료용 마스크 겉면에서 7일까지 생존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코로나의 생존기간은 직물의 성격에 따라 달라졌다. 2021년 영국 드몽포르(De Montfort)대학교 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코로나는 폴리면(폴리에스테르+면)에서 6시간, 면에서 24시간, 폴리에스테르에서는 72시간 동안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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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표면(A)과 피부위(B)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중 오미크론 변이가 생존기간이 가장 길었다.[사진=biorxiv캡처] |
오미크론은 생존 시간이 가장 짧은 델타 변이 보다 1.25배 길게 살아남았지만, 전체 시간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플라스틱 표면에서는 알파 변이가 191.3시간, 베타 변이 156.6시간, 감마 변이 59.3시간, 델타 변이 114시간, 오미크론 193.5 시간으로 역시 오미크론이 가장 길게 생존했다.
미국 CDC 등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직물에서 생존한 기간은 플라스틱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토부립의과대학 히로세 료헤이(廣瀨亮平)박사 연구팀의 실험에서 오미크론은 플라스틱에서 약 8일(193.5시간)동안 생존했다. 이를 토대로 오미크론이 직물에서 생존 가능한 시간을 추정하면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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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탄올 소독 농도에 따른 A(시험관내)와 B(생체외) 바이러스 비활성화 차이. [사진=biorxiv캡처] |
이에 대해 중국과의 교역을 담당하는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관계자는 "품목과 상황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달라 일반화 할 순 없다" 면서도 "평균적으로 짧게 5일에서 길면 2주 또는 그 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배송부터 하역까지 보통 짧아봤자 120시간은 걸린다는 소리다.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검역이 강화돼 국내 물품들의 중국 세관 통과까지 24~48시간 보다 덜 걸리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매우 회의적이다. 장홍타오(張洪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병리진단검사의학 교수는 "시간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칼이다. 국제우편으로 코로나에 전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과 중국사이 거래되는 모든 교역품은 기본적으로 소독과정을 반드시 거쳐 하역되고 있다.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추가된 조치다. 소독을 통한 코로나 제거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들이 있는데, 히로세 박사 연구팀의 실험에서 델타와 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 바이러스
따라서 소요 시간과 통관 과정에서 소독 등 방역 조치를 감안하면 만에 하나 한국산 의류제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있다 하더라도 중국내 감염 경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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