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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평화 집회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출처 = AP 연합] |
3일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모스크바에 유리한 편향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밝혔다.
카친스키 부총리는 "몇년 동안 독일 정부는 푸틴의 지도 아래 러시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어하지 않아 했고 오늘 그 결과를 우리가 보고 있다"며 "폴란드는 유럽에서의 독일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독일이 푸틴의 폭주를 사실상 방관했다는 게 카친스키 부총리의 주장이다.
구 공산권 국가였던 폴란드는 러시아와 험악한 외교 관계를 갖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폴란드 영토 중 일부가 러시아에 편입된 역사도 있다. 폴란드는 1990년대 말 일찌감치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EU에 가입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대해 유럽에서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넘은 다음날인 지난 2월 25일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제공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개전 이후 받은 군사 원조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었다. 현재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한 미그-29 전투기 28대 전부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이다.
카친스키 부총리는 "러시아가 석유 판매로 가스 판매보다 4, 5배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면서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계속 지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지난달 30일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가 유럽 국가 중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러시아 에너지 감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른 유럽국가도 이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산 에너지원에 의존도가 큰 독일은 에너지 수입 중단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독일은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고, 석유의 35%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금수 조치를 내리게 되면 에너지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는 전면적인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보다는 점진적인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독일은 최근 자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수송라인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구입량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측에서 먼저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는 사태에
독일 내부에서도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슈피겔이 지난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독일인의 65%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더라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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