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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프. [사진출처 = BBC] |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유적지, 종교시설, 박물관 등 53곳이 망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네스코(UNESCO)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 같이 집계된 잠정적인 수치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우크라이나 측이 제공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위성사진과 목격자 증언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까지 종교시설 29곳, 역사가 깊은 건물 16곳, 박물관 4곳, 기념물 4곳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는 국립오페라발레극장, 하르키우 미술관, 드로비츠키 야르 홀로코스트 기념관 등 18곳이 훼손돼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또 수도 키예프, 북부 체르니히우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유네스코는 파괴된 건물 중에서는 1000년이 넘은 11세기 이전의 유적지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성 소피아 성당과 수도원인 페체르스크 라브라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 두 건물은 러시아 정교회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자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르 타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정보정책장관은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되고 훼손된 우크라이나 문화유산의 명단은 끝이 없다"라며 "이 모든 정보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 증거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나라의 문화 유산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1954년 헤이그 협약에 따라 전쟁범죄로 간주된다. 하지만 사회문화적 기반을 파괴하는 전쟁 전술의 일환으로써 유적지가 공격 대상이 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옮기기 힘든 길거리의 동상이나 기념물은 모래주머니로 감싸고, 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는 지하실로 이동시키는 등 문화유산을 사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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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성소피아 성당.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훼손한 유적지 중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은 없다. 다만 체르니히우에는 우크라이나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유적지가 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달 초 러시아 측에 서한을 보내 국제 협약에 따라 분쟁 중에도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도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의 서명국임을 상기시키면서 문화유산을 파괴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에게 "이러한 규범을 위반한다면
유네스코는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 보호 조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에 '푸른 방패' 엠블럼을 부착하는 등 러시아군이 식별할 수 있는 표식을 남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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