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1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성폭력, 폭언, 멸시 등 여성·신인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와 동료들의 괴롭힘이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사히는 “정부는 괴롭힘 등의 실태와 폐해를 드라마 형식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정치인과 유권자에게 배포, 정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치인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 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최근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진 상황입니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 상황을 '정치의 위기'라고 지적합니다.
간토 지방의 40대 자민당 초선 국회의원 A 씨는 지난해 한 선배 의원에게 “우리 쪽과 다른 입장의 발언을 했는데 조심하라. 이건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며 협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투표일인 어제(31일) 수도 도쿄의 투표소 밖에서 한 유권자가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특히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남성들의 괴롭힘 계속해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2017년 여성 지방의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0% 정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학대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젊은 여성 정치인의 SNS에서 남성 유권자들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일도 많이 일어나며 일부는 성관계에 대한 경험을 자신의 고민 상담인 것처럼 늘어놓기도 합니다. 선거 때에는 거리유세 도중 갑자기 껴안고 가거나 여성 후보의 선거벽보에 입에 담기조차 힘든 성적 표현으로 낙서를 하기도 합니다.
일본 도쿄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여성 의원인 B 씨는 선거에 당선되고 몇 달 후 “(내가 보낸) 이 T셔츠를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입은 뒤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황당한 요구가 담긴 우편물을 유권자로부터 받았습니다. 해당 우편물을 보낸 사람은 지역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였습니다. 기겁한 A 씨는 받은 물건을 반송했습니다.
사이타마현의 기초단체 의원 C 씨는 아이를 출산하고 복귀한 후 유권자로부터 “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만들었나”라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한 지방의원 D 씨는 임신으로 입덧이 심해져 회의에 결석하자 동료 의원에게 “아이를 이유로 자꾸
한편, 일본에서는 작년 6월 ‘정치분야 남녀 공동참여추진법’이 개정돼 국가나 지자체에 정치인들에 대한 괴롭힘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정치학자, 변호사, 상담 전문가 등의 감수를 받아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