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고백' 브루스 윌리스 "대사 외우지 못해 이어폰 끼고 연기" 증언

"대사 주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독백 등 대사 분량 크게 줄이며 촬영

최근 실어증을 고백하며 은퇴를 선언한 배우 브루스 윌리스(67)가 대사를 외우지 못해 이어폰을 끼고 연기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 배우 브루스 윌리스. / 사진 = 연합뉴스

영국 일간텔레그래프는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브루스 윌리스가 이어폰을 통해 대사를 전달받아 연기했으며 인지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대사량도 줄였다고 1일 보도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는 영화 '다이하드'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해 골든글로브상, 에미상 등을 받은 배우입니다.

가족들은 그가 실어증 진단을 받았다며 최근 은퇴를 발표했지만, 동료들은 수년 전부터 그의 인지 능력 저하를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윌리스는 자신의 촬영일을 이틀로 제한했으며, 감독들은 그의 상황을 드러내지 않고자 대사를 압축해야 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한 배우가 윌리스와 함께 촬영장에 다니며 이어폰을 통해 대사를 알려줬다고 증언했습니다.

영화 '데스 게임' 속 윌리스의 대사는 애초 분량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마이크 번스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에게 "브루스 윌리스의 대사를 5페이지 정도 줄여야 할 것 같다. 특히 그의 독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영화 '화이트 엘리펀트'의 한 제작진은 "누군가 브루스 윌리스에게 대사를 주면 그는 무슨 의미인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꼭두각시였다"고 전했습니다.

연출자 제시 존슨 감독은 "윌리스 측은 배우의 상태를 묻자 '현장에 있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지만 촬영을 점심 전에 마치고 일찍 들어가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 영화 '다이하드' 시리즈에 출연한 브루스 윌리스. / 사진 = 20th CENTURY STUDIOS

액션 장면 대부분을 대역 배우가 촬영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17년 동안 윌리스의 스턴트맨으로 활동한 스튜어트 윌슨은 "(브루스 윌리스에게)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때는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며 "몇 주 전에 본 그는 평소보다 다소 말라 보이긴 했지만 괜찮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윌리스가 도움을 받기 위해 이어폰을 꼈다. 특히 대사가 많은 날에는 이어폰을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악화된 몸 상태에도 윌리스는 이틀 촬영에 200만 달러, 약 24억 3천만 원을 받는 등 거액의 출연료를 챙겼습니다.


한편 브루스 윌리스의 실어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연기력을 조롱하며 주어졌던 골든 라즈베리 재단의 '최악 연기상'이 철회됐습니다.

일명 '래지상'이라 불리는 골든 라즈베리상은 한해 최악의 영화와 좋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에게 주어지는 불명예상입니다. 골든 라즈베리 재단은 올해 윌리스에게 최악 연기 부문 특별상을 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