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부(IRCC)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홍콩인은 3444명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는 2배 이상, 2010년보다는 15배 많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영주권은 없지만 캐나다에서 생활할 수 있는 학업·취업 허가를 받은 사람들을 합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지난해 학업 허가를 받았거나, 기존 허가를 연장한 사람은 7862명, 취업 허가를 신규 취득하거나 연장한 사람은 1만1202명에 달했다. 영주권 취득자와 취업·학업 허가를 받은 총 숫자는 2만2500명을 넘어선다. 2020년에는 캐나다로 이민을 온 사람 수가 6886명, 2019년에는 6314명에 그쳤다. 한 해만에 226%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캐나다로의 이민을 선택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은 2019년 반중 시위와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이전 영연방국가들이 홍콩인에게 이민 문턱을 낮춘 영향도 컸다.
캐나다 정부도 지난해 2월부터 홍콩인을 대상으로 3년 개방형 취업허가를 신설했다. 홍콩이나 영국에서 발급한 여권 소지자 중 5년 이내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사람에게 캐나다 공개취업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자격을 갖춘 가족도 같은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등과 함께 이민을 추진하는 사람들도 많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이민 변호사 장 프랑시스 하비는 "이 (특정 홍콩 거주자를 취업 허가요건에서 면제하는 임시 공공정책)에 따라 자격을 갖춘 더 많은 홍콩인이 캐나다에 가고, 친구와 친척도 함께 가도록 권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졸업생 뿐 아니라 목수와 배관공, 전기기술자 등 자격증을 소유한 더 많은 직업인들이 이민행렬에 가담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홍콩을 떠나는 사람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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