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군이 조직적으로 우크라 여성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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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국경을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 / 사진=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키예프)에서 서부 테르노필로 도망친 생존자가 러시아 군인들의 만행을 폭로했습니다.
4살 배기 어린 아들이 들을까 숨죽인 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나탈리야(33·가명)는 남편(35)을 죽이고, 자신을 성폭행한 러시아 군인들의 만행을 억울한 목소리로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그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르는 야만적인 행위를 알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비극을 말하려 한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나탈리야와 남편은 키이우 동쪽 외곽 브로바리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생활했습니다. 키이우 점령을 목표로 밀고 들어오는 러시아군이 지난 8일 브로바리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부부는 민간인 표식으로 문 앞에 하얀 시트를 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민간인 표시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음 날 총성 소리와 함께 부서진 문으로는 여러 명의 군인이 물밀듯 밀려들어왔고 키우던 강아지는 총에 맞아 마당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즉각 "사람이 사는 줄 몰랐다"고 해명하며 "훈련을 하러 가는 줄 알았지, 전쟁에 투입되는 줄 몰랐다"고 늘어놨다고 전했습니다. '비탈리'라고 불리는 한 군인은 자신도 고향에 키우는 개가 있다며 강아지를 죽여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전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그 뒤부터였습니다. 나탈리야에게 전쟁만 아니었으면 당신과 연애를 했을 것이라 추파를 던진 '미하일 로마노프' 사령관은 남편의 차에서 위장 재킷을 발견한 뒤 공격적으로 변했고, 나탈리야의 차를 빼앗아 나무로 돌진시켜 박살 낸 뒤 집을 떠났습니다.
끝난 줄 알았던 악몽은 해가 지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됐습니다. 밤이 늦었음에도 밖이 시끄럽자 상황을 파악하러 집을 나선 남편이 총에 맞아 숨지고, 떠난 줄 알았던 로마노프가 20대 남성과 함께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20대 남성은 나탈리야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당신의 남편은 나치다. 그렇기에 내가 죽였다"고 말했습니다. 나탈리야는 아들에게 보일러실로 숨으라 외쳤습니다.
나탈리야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아들을 데려와 엄마의 뇌가 집안 곳곳에 펼쳐진 것을 보여주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나를 번갈아가며 성폭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은 나탈리야의 집을 세 차례나 오고가며 성폭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을 방문했을 때는 술에 취해 정상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나탈리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아들을 챙겨 곧장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조직적으로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리나 베네디코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지난주 나탈리야의 남편을 살해하고, 나탈리야를 성폭행한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나탈리야는 "아직도 남편의 시체를 수습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앞으로 이 모든 것들을 품
유엔 인권사무소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이 117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리우폴과 같은 격전지의 사상자는 집계되지 않은 기록이기에, 실제 사상자 수는 이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예상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