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기사와 무관 [로이터 =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병사들이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남편을 살해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최근 우크라이나 검찰청이 수사를 시작한 '러시아군 성폭행 사건'의 첫 사례를 보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키이우에서 조금 떨어진 셰첸코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나탈리아(33·가명)는 지난 9일 러시아 병사들에게 무참히 성폭행 당하고 남편은 이들에 의해 살해됐다.
또 아들은 보일러실 구석에 웅크린 채 공포에 떨어야 했다.
나탈리아가 용기를 내고 인터뷰에 응한 것은 러시아 측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를 부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러시아군에게 성폭행 당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언론과 공개적으로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러시아 병사들이 마을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졌다"며 "우리 부부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대문에 하얀색 천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병사들을 향해 '우리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이런 부부의 표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이 현관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왔다.
이에 부부는 두 손을 들고 항복의 제스처를 취하며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러시아 병사들은 처음에는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한 병사는 "위협할 의도가 아니었고 여기에 훈련을 하러 온 줄 알았다"는 말을 했다. 또 다른 한명은 자신을 러시아군 사령관 '미하일 로마노프'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당신과 연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나탈리아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했다.
반려견을 쏜 병사는 이를 사과하며 자신도 고향에서 아내와 함께 개를 길렀다고 말했다.
나탈리아는 일부 병사들은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한 러시아 병사가 남편 안드레이의 차 안에서 위장 무늬가 있는 군복을 발견한 후 이들은 돌변했다.
차에 총을 쏘며 "차를 날려 버리겠다"고 협박했으며 남편을 향해 "나치"라고 하며 총으로 살해했다.
병사들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탈리아를 향해서도 위협을 가했고 급기야 옷을 벗으라고 한 뒤 차례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나탈리아는 "그들은 범행 내내 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탈리아는 술 취한 러시아 병사들이 잠들자 아들을 데리고 몰래 탈출해 이웃집으로 피신했다.
그는 "남편 시신을 수습하고 묻어주고 싶어도 갈 수 없다"며 "아직도 그 마을에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두려움 때문에 침묵을 택할 것"이라며 "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침공한 러시아군이 우크라니아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해 반드시 가해자들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