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귀환한 병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용기와 희생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지만 병사들의 태도는 냉담했다.
2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군부로부터 명예 훈장을 받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군인들이 공포와 후회로 얼어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국영 채널1은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군병원을 찾아 자국의 부상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이날 포민 차관은 다리를 잃거나 다쳐 휠체어에 의지한 부상병 8명에게 훈장을 수여한 뒤 악수를 청했다.
포민 차관은 "여러분은 주어진 임무를 100% 완수했다"며 "여러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군사적 전통을 이어간 진짜 군인"이라고 공적을 치하했다.
그러나 부상병들은 하나같이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일부 병사는 포민 차관과 시선을 마주치려고 하지도 않았다. 데일리메일은 포민 차관이 진부한 연설을 늘어놓았다며 전쟁으로 팔·다리를 잃은 젊은이들은 그저 조용히 앉아 수많은 동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전쟁의 공포를 떠올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유누스 벡 예프쿠로프 국방부 전투교육 차관이 군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예프쿠로프 차관은 두 다리를 잃고 병상에 누워 있는 한 부상병의 가슴에 직접 훈장을 달아 줬다. 예프쿠로프 차관의 손이 움직이는 내내 병사는 입을 굳게 닫은 채 먼 산만 바라봤다. 예프쿠로프 차관의 질문에도 단답형으로만 답변했다. 결국 예프쿠로프 차관은 곧 다시 걷게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부상병을 위로하기 위해 키이우의 군병원을 찾았을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 13일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 당시 입원 중이었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밝은 모습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했고 함께 사진을 촬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 23일 기준 러시아군 사망자가 7000~1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사망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1351명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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