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인 남부 해안 항구 도시 마리우폴이 사실상 러시아군에 넘어갔다고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제2의 도시 하리코프와 함께 러시아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역 대부분을 러시아군이 장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행하게도 오늘 우리는 점령군 손안에 들어갔다"고 사실상 마리우폴 함락을 인정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또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 아직 남아있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이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현재 도시 안에는 16만명 가량의 시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물과 전기, 난방 공급이 끊겨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정말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는 모든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버스 운전기사들이 주민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침공한 이래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집중 포격을 가하며 항복을 요구했다.
마리우폴이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게 되면 돈바스 지역과 크림 반도를 잇는 남부 벨트를 완성하게 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 시나리오' 처럼 남한과 북한으로 쪼개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이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지 못하자 푸틴이 지배하는 지역을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려고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불가능해졌다는 푸틴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부다노프 국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제 우크라이나의 남쪽과 동쪽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러시아군은 앞으로 우크라이나 내에서 점령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에 경계선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남한과 북한으로 만들려는 시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러시아군 공격 전 마리우폴에는 40만 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했지만,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9만 명가량이 삶의 터전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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