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남아있는 주민들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촉구
우크라 "러군 공격으로 도시 내 주거용 건물 약 90% 손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간 집중 포격을 받은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이 사실상 러시아군에 장악됐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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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무참히 파괴됐다. 이를 본 현지 주민 발렌티나 데무라(70)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보도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마리우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군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것이 우리 권한 안에 있지 않다"며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는 점령군들 손안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 남아있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피 차량 접근 등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지도자는 매일 1천700명가량의 마리우폴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고 지난 27일 반박했습니다.
보이첸코 시장은 "현재 도시 안에는 16만 명가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며 "이들은 물과 전기, 난방 등 공급이 끊겨 생활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정말 끔직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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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우폴 시가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이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모든 생명을 구하는 것이며 버스 운전기사들이 마리우폴에 있는 주민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러시아는 첫날부터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주)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그 때문에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침공을 감행한 이후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이번 달 초부터 도시 외곽을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며 투항을 요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 공격으로 지금까지 도시 내 주거용 건물 약 90%가 손상됐고, 이 중 40%는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140여곳에 달하는
러시아군 공격 전 마리우폴에는 40만 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했지만,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9만 명가량이 도시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측은 주민 3만 명이 러시아로 강제 이주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