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사일 방어체계 구입 검토 중…우크라 침공한 러시아 염두?

최대 사거리 2천km 넘는 이스라엘산 '애로 3' 물망
독일 사회민주당, 도입 지지 목소리 등장…"좋은 해결책"

↑ 지난 27일 국방비 증액 발표하는 숄츠 독일 총리. / 사진 =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체계 구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공영 ARD 방송 인터뷰에서 독일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같은 방공 체계를 구입할지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그건 확실히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구입을 고려하는 구체적인 종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이 기존에 보유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보다 사거리가 더 긴 것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지에 관한 질문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사용할 준비가 된 옆 나라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숄츠 총리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입니다.

앞서 독일의 한 매체는 최근 숄츠 총리가 에베르하르트 조른 독일 합참의장과 만나 논의한 의제 중 하나가 독일 전역을 위한 미사일 방공체계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들이 이스라엘의 '애로 3' 구매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애로 3 발사시험. / 사진 = 연합뉴스

'애로 3'는 최대 사거리가 2천km가 넘는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입니다. 대기권 밖까지 날아가 핵탄두나 생화학탄두를 장착한 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2008년부터 공동개발해왔습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에선 '애로 3' 도입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예산위원회 소속인 안드레아스 슈바르츠 의원은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독일을) 더 잘 보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독일 전역에 걸친 미사일 방어체계가 시급히 필요하다. '애로 3'는 좋은 해결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독일은 그간 군비 증강에 소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 뒤부터 행보를 대폭 수정했습니다.

올해 1천억 유로, 약 134조 2천억 원의 추가 국방기금을 조성하고 2024년까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수준인 국방비도 2%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번 달 중순에는 독일 정부가 도입한 지 40년이 넘은 독일 공군의 토네이도 전투기를 대체할 후속 모델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를 최대 35대 사들이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