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크루즈 부러웠나"…'짝퉁 탑건' 북한 김정은, ICBM 도발해놓고 폼만 잔뜩 잡았네

↑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공개한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요 외신들이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영상에 주목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발사를 지도하는 모습을 담은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검은 가죽점퍼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25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미사일 보도에서 탑건 대우받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반짝이는 가죽점퍼와 선글라스를 뽐내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할리우드 스타일 영상에 출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의 통치 하에 북한은 디지털 효과로 국영 방송에 변화를 주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영 TV는 화려한 효과와 편집기법이 특징인 영상을 방송했다"며 "국제적인 온라인 평론가들은 이 영상을 영화 '탑건'이나 유명한 한국 가요 '강남스타일'에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번 영상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탑 김정은', '평양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각종 밈(패러디나 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검은색 옷과 선글라스 차림을 한 김 위원장의 모습이 영화 '탑 건'의 주연 톰 크루즈나 노래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북한의 '화성 17' 발사, 할리우드 스타일의 효과를 얻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ICBM을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이 뉴스가 국영TV에서 방송된 방식이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번에 북한 주민들은 의기양양하지만 따분한 어조 대신 가죽 점퍼와 짙은 선글라스를 쓴 주인공에 영상 효과, 극적인 음악을 갖춘 '할리우드 방식의 영화'라는 뜻밖의 대접을 받았다"면서 북한에서 이런 종류의 영상이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시청자들을 위해 새롭고 흥미진진한 영상을 만들었고, 이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며 최근 살을 빼 역동적인 액션 배우 역할에 좀 더 어울리게 된 김정은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역시 '김정은, 북한 미사일 발사 기념 영상으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번 시험발사 과정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연출했다고 소개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